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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Anthracite Coffee Roasters-Tonio Kriger


Anthracite Coffee Roasters


Tonio Kriger Blend


Costarica Berline Honey Agtron #65 + Agtron #55



앤트러사이트의 시즈널 블렌딩 토니오 크뢰거...


96년도 첫 학기 문학개론 수업 시간에 다루던 토마스만의 소설 '토니오 크뢰거(Tonio Kroeger)'를 떠올리게 한다.


독일문학개론 수업에서 다뤄질 만큼 토마스만을 대표하는 소설인데,


이런 소설의 타이틀을 블렌딩 커피의 타이틀로 생각하다니...


앤트러사이트 커피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문학적 감성과 접근.... 개인적으로 묘하게 이끌리는 매력이 있어


앤트러사이트 커피는 앞으로 계속 지켜보고 싶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토니오 크뢰거'의 영문식 표기가 'Tonio Kriger' 로 되어있는데,


'Tonio Kroeger'(실제로 oe는 o모음 위에 점이 두 개 찍히는 움라우트 표기를 해야하는데, 영문식으로는 oe로 표현함)가 맞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기도 조심스러운 것은 이것을 앤트러사이트에서 재해석해서 부여한 이름 또는 표기라면


특별한 의미가 있을 수 있으므로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흔히 말하는 '시적허용'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다....




상이한 로스팅 포인트의 코스타리카 커피를 블렌딩 했다.


상당히 좋은 커피라도 그 커피가 가지고 있는 좋은 맛을 하나의 로스팅 포인트로 다 갖추기는 어렵고,


이 커피의 장점만으로 좋은 맛을 이끌어내기 위한 블렌딩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 출신성분(?)이 다른 커피로 블렌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요즘은 이렇게 싱글인듯 싱글아닌 싱글같은 블렌딩도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로스터의 어떤 의도가 숨어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픈한 커피의 아로마는 상당히 너티하다...


견과류의 고소함도 살짝 느껴지고, 마른 나무가 쌓여있는 곳에서 나는 특유의 건조한 느낌도 느껴진다.


잘 건조된 등급 좋은 나무로 만든 어쿠스틱기타에서 느껴지는 느낌이랄까...


애그트론이 다르다는 것을 한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약배전에 가깝고... 색 뿐만아니라 어금니로 깨물어보니 경도도 강한 편이다.


역시 오늘도 나의 그라인더는 혹사 당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그라인딩을 많이 한 것 같다...


추출 포인트를 잡지 못해 그라인더를 조이고 또 조이고


그렇게 몇번을 조이다 그래도 추출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실 중간에 포기했다.


정말... 의욕을 불태우게 만드는 녀석...


메신저로 한 분께 추출관련으로 도움을 청해 가까스로 추출 포인트를 잡았다.


오랜만에 머신 앞에서 땀을 흘린 것 같다....




도징하고 탬핑하니 확실히 이전까지 마시던 커피들 보다는 밝은 톤을 보여준다.








한참을 고생해서 그런 것일까....


몇 잔을 연달아 마시니 온몸에 전율이 흐른다.


배전도, 원두의 경도, 아로마와 그라인딩 포인트 등으로 추출 잘 못하면 상당히 bitter한 맛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약배전에 시트러스한 컨셉의 커피의 추출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이유가


시트러스함이 강렬하게 찌르거나 또는 쓰거나 하는 경우기 많았기 때문에 


사실 도징하면서 이 커피를 마시고 혀가 아리거나 하지 않을지 걱정했다.


정상적인 추출범위에서 모자라거나 지나쳐도 그런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마우스필이 아주 부드럽고, 시럽과 같은 느낌에 꿀이 단맛이 끝에 올라왔다.


다크초컬릿의 뉘앙스보다는 오히려 꿀같은 느낌이랄까...


전반적으로 과일의 상큼한 신맛이 과하지 않고 그 속에 견과류의 고소함이 담겨있으며,


목으로 넘어갈 때 드러나는 꿀 같은 단맛과 긴 여운이 인상적인....


예상했던 맛과 상당히 다른 맛에 뒤통수를 한 대 딱 맞은 느낌이었다.










우유와 만나면서 토니오 크뢰거는 진면목을 발휘하는 듯...


진하거나 묵직하지 않아 우유와 만나니 요거트 같은 맛과 질감으로 다가왔다.


아주 매력적이다.


이 때의 마우스필은 과장하자면 솜사탕을 먹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아이스라떼, 따뜻한 아메리카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렇게 마셔도 저렇게 마셔도 다 잘 어울리는 커피였다.


대체적으로 공통점은 상당히 클린컵이라는 것....


에스프레소로 이렇게 많이 마셔보긴 오랜만이었다.


아메리카노를 뜨겁게 혹은 차갑게 해서 마셔보아도 너무나 깔끔하고...


'에쏘인듯 에쏘아닌 드립같은 너....'


이 표현이 맞지 않을까?


앤트러사이트 홈페이지에 이 커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토니오 크뢰거는 평범하고 건강한 삶을 질투하고 예술가의 다름에 집착한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끼어들지 못하는 ‘길 잃은 시민’으로서의 예술가의 고독을 보여준다.

토니오 크뢰거 커피 블랜딩은 Costa Rica “Berline” 생두를 토니오 크뢰거로 빗대었다. 고독의 쌉싸름함과 예술가의 다름을 보여주고 싶은 붉은 산미 그리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은 구수함과 초콜릿의 달콤함을 로스팅 명도를 달리함으로써 맛을 표현해냈다.